부모도 교회학교 교사다

부모도 교회학교 교사다

[ 현장칼럼 ]

배태훈 목사
2020년 12월 09일(수) 15:41
벌써 2020년의 마지막 달이다. 올해는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코로나19로 교회는 함께 모이는 현장 예배(대면 예배)에서 흩어지는 온라인 예배(비대면 예배)로 전환해야만 했다. 지금도 정부의 방역 방침에 따라 대면 예배와 비대면 예배를 드리고 있다. 처음 온라인 예배가 시작되면서 많은 혼선들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교회가 어느 정도 정착이 되었다.

온라인 예배가 장기화되면서 자녀의 신앙교육에 부모의 자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그동안 아이들의 신앙교육은 교회학교에 맡겨놓은 위탁교육에 치중했다. 가족이 교회에 도착하면 각자 속한 공동체로 흩어져 시간을 보내고 모여 집으로 돌아오는 경우들이 대다수였다. 교회가 아닌 가정에서 예배를 드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자, 위탁교육의 한계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많은 교회의 교회학교에서 아이들이 예배와 신앙교육의 공백이 생기지 않게 가정예배와 공과 매뉴얼뿐만 아니라 후속 활동 프로그램까지 가정에 제공했다. 가정에서 부모와 아이가 함께 예배를 드리고 신앙교육을 할 수 있도록 영상을 제공하는 교회도 상당수였다. 그런데 기대만큼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공과나 후속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가정은 그리 많지 않았다.

전화 심방을 통해 부모와 이야기한 결과, 시간이 지날수록 대부분의 아이들이 예배에 집중하지 못했다. 공과나 후속 프로그램은 꿈도 꾸지 못한다고 했다. 어느 부모는 공과 자료하고 후속 활동 프로그램을 보내지 말라고 했다. "아이하고 온종일 붙어 있는 것도 힘들어요. 그거 다 부모들 숙제잖아요." 하지만 어떤 부모는 코로나 때문에 가정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느낀다며 흥분해서 이야기했다. 그동안 주일에 각자 흩어져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아이들이 어떻게 신앙생활을 하는지 몰랐는데, 주일에 함께하는 시간이 생겨서 좋았다고 했다. 부모가 자녀의 신앙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정도에 따라 아이의 신앙생활이 달랐다. 자녀의 신앙교육에 부모의 참여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부분이다.

장신대 심형섭 교수는 '자녀 마음에 하나님을 새기라'에서 무너져 내리는 다음 세대를 일으키기 위해서 부모세대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교회가 가정과 연계하여 부모가 자녀의 신앙교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부모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상진 교수(장신대) 역시 '바디 교육목회'에서 교회학교를 살리기 위해서 기존의 목회 시스템을 부모와 가정 중심으로 바꾸는 교육목회로 전환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박 교수는 건강한 크리스천 부모를 세워 그들이 가정에서 자녀를 믿음으로 양육하는 것이 진정한 목회적 대안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자녀의 신앙에 대해서 교회학교(교육부서 목회자와 교회학교 교사)에 맡기고 부모는 한 걸음 물러나 자신의 신앙생활에만 몰두했다면, 이제는 자녀의 신앙에 부모가 참여할 때다. 부모도 자녀의 신앙을 책임지고 양육하는 교회학교 교사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교회에서 자녀에게 신앙을 전수하기 위한 부모를 위한 교육이 꼭 필요하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에 다음세대의 신앙교육을 위해 '부모도 교회학교 교사'임을 생각할 때다.

배태훈 목사/다함께연구소 소장·가이드포스트 편집인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