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세상(世上)

함께하는 세상(世上)

[ 현장칼럼 ]

조경래 목사
2021년 08월 27일(금) 09:45
안양시부흥종합사회복지관 관장으로 2020년 2월 부임했다. 관장으로서 복지에 대한 철학과 복지관의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며 직원들과 함께 핵심가치와 실천전략을 수정보완하여 새롭게 비전하우스를 디자인 하였다. 안양 복지현장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이제 부임한 관장이 아니라 기존에 있던 직원들이다. 관장의 복지철학도 중요하지만 사회복지실천현장에서는 직원의 역할과 마인드, 실천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기에 직원들과 함께 비전, 핵심가치, 실천전략, 전략과제를 3일간 고민하며 세워보았다. 올해도 전략과제를 직원들의 요청과 합의에 의해 수정하였다.

리더십이란 무엇인가? 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나는 주저 않고 "함께 하는 것"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과 방향이지만 내가 직원들과 함께 하고, 직원들 간에 함께 할 수 있을 때, 지역사회와 지역주민들이 함께 할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사회복지사업을 직원들과 논의하고, 조정, 보완해야만 사회복지의 중요한 가치인 '함께하는 세상(世上)'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함께하는 세상을 조금 넓혀가기 위해 2020년 6월 첫주부터 매주 1권의 책을 읽고 직원들과 독서나눔을 하고 있다. 처음 '독서모임'을 하자고 팀장들에게 제안했을 때 반대에 부딪힌 것도 사실이다. '사업도 바쁜데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책은 왜 직접구매하라고 하는지, 왜 도서관에서 빌려서는 안되는지'등. 관장의 부탁이니 마지못해 팀장급 이상 5명으로 시작한 독서모임이 올해는 일반직원도 참석하여 정직원 12명 가운데 7명이 참석하고 있다. 벌써 50여 권의 책들을 읽고 나누었다. 또한 책을 읽고, 중요키워드와 문장들을 정리하고, 깨달은 점, 실천할 것을 요약하여 5분간 발표(스피치)한다. 이것은 사회복지사업 과정중 프리젠테이션 훈련과도 연결된다. 또한 자신도 모르는 사이 독서를 통해 세상을 넓게 보며, 이해의 폭도 커지며, 다양한 장르의 책을 통해 자신이 자라난다. 숨은 속내는 그래야만 나도 책을 게으르지 않고, 계속 읽을 수 있어서 좋다. '부흥독서모임'은 2021년 직원들 평가에서 조관장이 가장 잘한 일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받았다.

지방에서 복지관 관장을 하고 있을 때 이사장(장로)님이 복지관에 내방하여 내게 복지관 직원들을 새벽기도에 나오게하면 훨씬 영적으로 좋지 않겠냐고 하셨다. 장로님의 마음을 이해한다. 아마 교회 특별 새벽기도 기간인 것 같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복지관 사업은 지방정부로부터 위탁받아 사업을 운영한다. 그렇다 보니 직원들 가운데 교회 다니는 직원들이 나를 포함하여 3~4명이었고, 전 직원 가운데 불과 1/4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강권적인 전도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전도방법은 '함께 하는 것, 삶을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하였기에 이사장님께 이렇게 여쭈었다.

"장로님 무엇이 영적인 것입니까? 교회 다니지 않는 직원들이 관장의 명령으로 새벽기도 가는 것이 영적인 것이 아니라 자신이 속한 복지현장에서 최선을 다하여 복지사업 잘하는 것이 영적인 것이 아닐까요"라고 돌직구를 던졌다.

예수께서는 죄지은 인간들과 함께 하시기 위해 이 땅까지 내려오셨다. 교회는 죄인들과 지역주민과 함께 하고 있는가? 나 또한 관장으로, 목사로 직원들과 함께 하고 있는가? 지역주민들과 함께 하고 있는가? 하고 있다면 얼만큼 함께 하고 있는가!

우리는 누구와 어떻게 함께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우리의 삶 속에서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조경래 목사 / 한국장로교복지재단 산하 안양시부흥종합사회복지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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