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을 통한 자비량 목회

협동조합을 통한 자비량 목회

[ 현장칼럼 ]

김영위 목사
2022년 03월 11일(금) 00:10
김영위 목사
오래전,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농어촌부에서 농어촌 목회자 해외연수 프로그램으로 이스라엘 키부츠에서 한 달간 생활한 경험이 있었다. 그때 키부츠 공동체에 대해 잠깐이나마 경험하면서 느낀 것은 한국적 키부츠 공동체는 가능할까라는 질문이었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던 중 우리나라 곳곳에 협동조합이 활기차게 설립되는 것을 보았다.

오래전부터 협동조합이라는 것이 있었지만 매우 제한적이었는데 2011년 12월 29일, 협동조합 기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협동조합이 필요하면 그때그때 개별적으로 법을 만들어오던 것이 협동조합 기본법이 제정되면서 언제든지 자유롭게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협동조합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이나 이해 없이 우후죽순처럼 수많은 협동조합이 생기게 되었고 제대로 활동도 못하고 문을 닫아버린 경우가 많았다. 여기에는 정부의 방만한 설립 권유도 한몫했다고 생각된다.

협동조합은 한마디로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만드는 운동이라고 말할 수 있다. 혼자 하기 힘든 일도 함께 손을 맞잡고 마음을 모으면 놀라운 일들을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협동조합 운동은 신앙운동으로 승화시켜 나갈 수 있는 운동이라고 여겨진다. 자립대상 교회 목회자들이 관심을 갖고 협동조합을 만든다면 이를 통해 자비량 목회를 할 수 있는 길이 분명 열릴 것이라 생각한다.

필자는 오랫동안 아이쿱생협(자연드림) 활동을 하면서 협동조합에 대해 많은 식견을 넓혀왔고 협동조합 컨설턴트 교육을 받고 협동조합 설립에 대하여 교육과 컨설팅을 해주고 현재 요목조목 공작소 협동조합을 만들어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요목조목 공작소 협동조합은 DIY 목공교육을 받던 교육생들이 교육을 마치면서 함께 좋은 일을 해보자는 뜻이 모아져 만들게 되었다. 이때 필자는 참여자들에게 10주간 교육을 통해 협동조합에 대해 바른 이해를 하도록 했다. 막연히 알고 있거나 잘못 알고 있던 협동조합에 대해 교육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간이다.

그리고 출자금과 차입금으로 협동조합의 각종 시설과 기계, 공구들을 구비하여 목공체험 공방으로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다. 코로나 시국이지만 몇 차례 학교나 단체 체험수업과 여러 가지 원목가구 및 도마를 주문 제작도 하고 있다.

협동조합을 만들 때 중요시 여겨야 할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구성원의 인간관계이다. 협동조합은 재화가 따르는 일이기 때문에 구성원 간의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지 않으면 결국은 실패하고 만다.

둘째, 교육이다. 협동조합에 대한 막연한 생각보다는 교육을 통해 협동조합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하고 주기적인 재교육이 필요하다.

셋째, 사업에 대한 분명한 목표와 방향 설정을 하여야 한다. 분명한 목표가 없으면 우왕좌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정부 지원금을 쉽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하여 사회적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기업을 생각하는데, 정부에서 지원받기 전에 그럴만한 능력이 되는지 일반 협동조합을 운영하면서 스스로 평가해 본 후 전환한 것이 좋다고 생각된다.

다섯째, 협동조합은 결사체인 동시에 사업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협동조합은 친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만드는 동아리나 주식회사 아래 단계 기업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엄연히 협동조합은 법인이며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체라는 것이다.

여섯째, 협동조합 기본법에 따르면 '재화 또는 용역의 구매, 생산, 판매, 제공 등을 협동으로 영위함으로써 조합원의 권익을 향상하고 지역 사회에 공헌하고자 하는 사업 조직을 말한다'라고 정의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일을 항상 생각해야 한다.

협동조합의 정신을 보면 우리 기독교 신앙의 요소가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교회 공동체가 또는 자립대상교회 목회자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자비량 목회도 모색하고 지역사회와 더불어 살아가면서 복음의 전초기지로써의 역할을 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영위 목사 / 총회서부지역농어촌선교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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