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당 내 개별의자 배치하기 운동'이 전개되어야 한다.

'예배당 내 개별의자 배치하기 운동'이 전개되어야 한다.

[ 독자투고 ]

이계윤 목사
2022년 07월 12일(화) 10:32
개별의자를 설치한 온누리교회 예배당의 새벽기도회 모습
예배당 내 긴(長)의자는 언제부터 설치되었을까? 긴의자만이 기독교 예배의 상징인가? 유럽의 성당(Cathedral)이나 한국교회 예배당 대부분이 긴의자로 배치되어 있다. 엘드릿지 거리교회 박물관(Museum at Eldridge Street)에 있는 유대인 회당(會堂, Synagogue)이나 부다페스트에 있는 도하니 회당에도 긴의자만이 배치되어 있다. 이러한 의자배치는 전통에 따른 것인가? 신학적 이유가 있는가?

그러나 성서의 가르침과는 무관하다고 볼 수 있다. 반드시 "긴의자여만 하는가?"라는 사고에는 전통이라는 구습과 경직된 사고가 기저에 깔려있다고 볼 수 있다. 이젠 변화되어야 하지 않은가?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요8:31)의 말씀을 따르는 우리가 이러한 의자 배치에서 조차 자유롭지 못하다면,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1990년대 강남의 어느 교회에서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을 배려한다고 하며 긴의자 대여섯개를 없애고 예배당 내에 소위 "장애인구역"을 정했다. 시작은 배려(consideration)였지만, 이는 배려심이 부족한 차별(discrimination)로 이어졌다. 그 이유는 소위 집단적 낙인(Group labelling)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지금도 도처에서 진행되고 있다. 필자는 자녀와 함께 어느 교회를 방문했다가 장애인구역을 친절하게 인도하는 안내자로 인하여 자녀와 분리(separate)되어 예배에 참석하는 경험을 했다.

장애인은 반드시 구획이 이루어진 지정된 공간에서 장애인끼리 앉아야 하는가? 혹은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앉아서 예배에 참석하는 것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실까? 또한 예배실이 하나 밖에 없는 작은 교회당에서 조차 반드시 긴의자로 채우는 것이 예배학에 합당한 것일까?

1987년 7월 입당예배로 시작한 온누리교회는 출발부터 개별의자를 예배당 안에 배치하였다. 이 공간은 예배만이 아니라 다기능적 공간을 목적으로 사용하려는 의도가 있었다. 이미 예배에는 찬양, 기도, 설교 만이 아니라 뮤지컬과 연극 등 다양한 구성요소를 가지고 표현되고 있다. 또한 강단 위에 있는 분들만이 아니라 모든 성도들이 함께 참여하는 예배 즉 '다함께 예배드리기'를 통하여 본질은 같지만 표현방식은 다양해졌다.

1960~70년대 긴의자에 6, 7명 심지어 8명까지 꼭 붙어 앉아있던 시대에서 지금은 4명도 많이 앉는 것으로 보이고, 이미 학교를 빌려서 목회를 하는 교회들에게서 긴의자는 선택할 수 없는 내용이 되었다. 게다가 공연장을 빌리거나 계단식 공간을 배치한 교회들도 개별의자배치가 주류가 되고 있다. 이와 같이 다양하게 표현되는 예배양식,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예배에 참석하는 통합적인 예배(Inclusive Service), 그리고 다양한 기능으로 효율적으로 사용되는 예배 공간을 위해서 교회가 실천에 옮겨야 할 것은 무엇일까?

서서히 긴의자를 개별의자로 대체하는 노력이 전국적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예배당 내 개별의자 배치하기 운동'을 제안한다. 21세기의 특징은 디지털(Digital)과 개별화(Individualization)이다. 하나님 앞에서 단독자(Independent One)로 신앙을 고백할 뿐 아니라 미래세대와 함께하는 교회공동체가 되기 위해서는 물리적 공간 배치의 변화를 통하여 진정한 배려가 있는 예배공간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과거에는 높아졌던 강단의 높이도 성도들의 눈높이로 낮아지고, 소통(Communication)을 강조할 뿐 아니라 예배를 집례하는 목회자만의 공간을 넘어선 지 오래되었다. 이제 통합적인 공간(Inclusive Space)으로 나아가기 위한 개별의자 배치운동, 주도적으로 전개하면 좋겠다.

이계윤 목사 / 장애인복지선교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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