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입은 세상'서 '치유하는 선교' 필요성 강조

'상처 입은 세상'서 '치유하는 선교' 필요성 강조

지난 7~11일, 세계선교학회 제15회 시드니 대회 열려
장신대 박보경 교수 회장 취임, 한국 학자 25명 논문 발표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2년 07월 22일(금) 15:31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세계선교학회 제15회 대회 모습.
불평등으로 인해 가난하고 힘 없는 이들이 더욱 취약해지는 '상처 입은 세상'에서 기독교인들은 어떻게 선교를 해나가야 할까? 세계의 신학자들은 '치유하는 선교'가 필요하다는 응답을 내놓았다.

세계 최대 선교학자들의 모임인 세계선교학회(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Mission Studies) 제15회 시드니대회가 지난 7월 7~11일 호주 시드니 몰링 칼리지에서 개최되어 총 190여 편에 이르는 다양한 논문 발표와 토의가 진행됐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장로회신학대학교 박보경 교수가 4년 임기의 회장에 취임하고, 국내 학자들이 25명이나 소그룹 모임에서 논문을 발표해 한국의 선교신학 발전에 큰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권력, 불평등, 취약성: 상처 입은 세상에서의 선교(Powers, Inequalities, and Vulnerabilities: Mission in a Wounded World )'를 주제로 열린 이번 대회는 본래 2020년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2년 연기됐으며, 현장 참석자 100여 명, 온라인 참석자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대회에서는 직전회장 폴 콜만(Paul Kollman) 교수가 북미 대륙을 대표해 기조연설을 했으며, 남미 대표로 브라질 출신 선교학자 로잘리 벨로소 이웰(Rosalee Velloso Ewell) 교수, 아프리카를 대표해 우간다 출신의 이매뉴엘 칸톤골레(Emanuel Katongole) 교수, 오세아니아를 대표해 마이클 프로스트 교수와 세 명의 신진학자들이 대담형식으로 발표했다.

특히 아시아 대표로는 CWM 사무총장 금주섭 박사가 '샬롬과 상생: 팬데믹 세상에서의 변혁적 제자도'라는 주제로 발표해 눈길을 모았다. 금 박사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고통과 절망, 생명의 신음 속에서 대안적 가치와 삶의 방식, 공동체적 삶을 추구하며 성령의 힘으로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샬롬으로 드러내는 것이 변혁적 제자로서 우리의 사명"이라며, "정의, 평등, 자유를 기독교 선교의 중심에 두고, 상처받은 피조물과 인류에게 샬롬과 상생의 개념을 실천하는 것이 변혁적 제자도의 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학회의 전통에 따라 9개의 소그룹이 형성되어 그 안에서 다양한 연구주제들이 발표됐으며, '공적 선교학(Public Missiology)', '중국 기독교(Chinese Christianity)' 등 추가적으로 11개의 주제별 모임이 추가 운영되어 더욱 다채로운 논의들이 진행됐다. 특히 주제별 모임 중에는 '기독교 공동체와 선교(Christian Community and Mission)', '젠더과 선교(Gender and Mission)' 주제모임에 한국의 학자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발표된 190여 편의 논문 중에는 엘리자베스 라우홀츠(독일 하이델베르그대학 박사과정)가 한국교회 내 위계질서가 어떤 메카니즘으로 작동하는지에 대해 외부자적 관점으로 연구한 논문을 발표해 눈길을 모았으며, 파키스탄에서 38년간 선교사로 사역한 수잔 스미스(호주 알파크루시스대 박사과정)가 파키스탄의 여성의 인권 등에 대한 문제를 다뤄 주목을 받았다.

이번 대회에서는 특히 국제학회 사상 이례적으로 많은 수의 한국인 논문 발표자가 참여해 세계 신학자들의 긍정적인 평가가 있었다. 한국인 발표자 25명 중 17명이 한국얌스펠로우십의 '아카데믹 인큐베이션' 사역을 통해 지원을 받은 학자들로, 이 사역이 신진학자 발굴 및 양성, 국제경험 기회 제공 등 좋은 결과를 맺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의 학자들이 발표한 논문들은 하나의 주제로 수렴되지는 않지만 특히 '선교적 교회', '선교와 젠더 문제' 등에 대한 연구에 관심도가 높았다.

또한, 이번 대회에서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도입된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방식의 진행도 오히려 학자들이논문을 미리 보고 분석하거나 반복해서 볼 수 있어 이해도를 높여 좋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세계에서 학자들이 참여하다보니 시차를 극복하기 위해 기조연설자의 강연은 아침과 저녁 두번 송출을 하고, 소그룹 및 주제별 그룹 발표자들의 발표 동영상은 미리 업로드 하는 방식을 취해 소그룹 모임에서 활발한 토론이 일어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후문이다.

또한, 이번 대회는 세계선교학회 내 비서구지역의 학자들이 중심에 대거 진입해 유럽 주도의 불균형을 다소 해소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특히 임원으로 회장에 박보경 교수, 총무에 이명석 교수(아신대)가 선임된 것을 비롯해 부회장 또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데릭 T. 마셔 교수로 선출되어 총 5명의 임원 중 3명이 비서구학자로 구성됐다. 학회 임원에 한국인이 한꺼번에 두명이 선출된 것은 국제선교학회 역사상 처음이다.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국내외 여러 한인 목회자들도 지원해 훈훈함을 더했다. 호주 한인목회자들은 대회 소그룹 모임 등에 적극 참여해 자신들의 의견을 개진했고, 대회 마지막날 박보경 교수의 회장 취임식에서도 아낌 없는 격려를 보냈다. 이와 함께 참가한 한국 학자들에게는 교통과 숙박 편의를 제공했다.

세계선교학회(IAMS)는 모든 대륙의 선교학자들을 아우르는 유일한 글로벌 선교학회로, 1972년에 처음 결성되어 매 4년마다 대륙별 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1년에 세 차례 발간되는 세계 최고 권위의 선교학술지 '미션 스터디즈(Mission Studies)'를 통해 세계 선교신학 발전에 큰 공헌을 하고 있다.


표현모 기자
"국제 무대서 활약할 신진학자 양성 위해 최선"    세계선교학회 회장 취임한 박보경 교수    |  2022.07.22 15:31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