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어하우스 봄날의 시작

셰어하우스 봄날의 시작

[ 현장칼럼 ]

최규현 대표
2022년 07월 29일(금) 00:10
내가 셰어하우스를 경험한 건 2018년 호주에서 1년 정도를 머물 때였다. 호주에서는 셰어하우스라는 주거형태가 이미 보편화되어있었고, 유학생들이나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는 셰어하우스에서 셰어 메이트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그곳에서는 다양한 국가, 다양한 인종의 젊은이들이 한집에서 살며 서로의 언어와 문화를 배우고, 음식을 나누며, 함께 살아가는 법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었다.

나는 호주에서 셰어하우스 생활을 하면서 많은 추억을 남겼다. 호주 생활의 꽃은 영어도 아닌, 일도 아닌 바로 셰어하우스 안에서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을 만나고 생활하며 만든 추억이었다.

셰어하우스는 한집에 함께 살면서 방을 나눠 쓰고 거실이나 주방, 화장실 등을 함께 쓰는 공유 주거의 형태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도 생소지만 이미 호주나 일본에서는 셰어하우스가 생긴 지 30년도 넘었고 젊은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주거의 형태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에도 셰어하우스가 시작된 지 10여 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전월세, 원룸 투룸이 익숙한 우리에게는 아직은 낯선 주거문화이다.

'셰어하우스 봄날'이 시작된 2017년부터 공유경제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면서 대학가 주변으로 셰어하우스가 빠르게 생겨나기 시작했다. 셰어하우스 관련 책들이 출간되고 여러 대형 회사들도 셰어하우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제는 집도 나눠 쓰는 시대가 된 것이다.

서점에 가면 셰어하우스 창업과 관련된 책들은 재테크로 분류되어 있다. 일종의 창업아이템으로 건물주가 아니어도 월세를 받을 수 있다는 아주 달콤한 유혹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셰어하우스 시장에 뛰어들게 만들었다. 대부분의 책들은 주거공유를 통해 청년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기를 말하기보다 이 사업으로 어떻게 돈을 벌고, 그 수익을 어떻게 해야 극대화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봄날' 창업 전에 나도 시중에 나온 셰어하우스 관련 서적들을 모두 구입해서 정독했다. 거이 모든 책들이 청년들의 삶의 이야기보다는 돈 이야기뿐이었다. 이러한 파도에 휩쓸려서 창업한 대부분의 셰어하우스는 청년들의 추억의 공간이 아닌 돈벌이의 수단이 되어버렸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나는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셰어하우스를 바라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 모두에게 '집'은 쉼과 추억의 공간이 되어야 된다. 내가 경험했던 셰어하우스는 추억이었고 내가 기억하는 '집'은 따뜻한 쉼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전월세, 원룸, 투룸에 익숙한 우리나라에서는 청년들이 자립을 하는데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 통계에 따르면 서울의 평균 원룸의 월세는 53만 원(보증금 1000만 원 기준)이라고 한다. 방을 얻으면 그에 필요한 가구, 전자제품, 생활용품들을 구입하는데도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한 곳에 오래 머물지 않는 청년들의 특성상 이렇게 집을 구해도 1~2년 사이에 이사를 하게 된다면 여러 가지로 추가적인 비용들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셰어하우스 '봄날'의 평균 월세는 40만 원(보증금 100만 원) 정도이다. 가전, 가구, 생활용품 등이 모두 갖춰진 집에 가벼운 개인 짐만 챙겨서 입주하면 된다. 거실과 주방에 있는 가구나 가전은 다른 입주자들과 함께 사용하고 관리비용이나 공과금 등은 사용한 만큼 나눠서 지불하면 되니 생활비에 대한 부담도 덜 수 있다.

신대원을 졸업하고 자립 목회를 고민하다 셰어하우스 봄날을 시작하게 된 것은 '집'을 통해 청년들의 환경과 삶을 돌아보는 일이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사명이자 목회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살이 청년들이 '집' 다운 '집'에서 미래를 꿈꾸고 준비하는 일이 '셰어하우스 봄날'에서는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최규현 대표/ 주식회사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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