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어하우스 봄날의 가치

셰어하우스 봄날의 가치

[ 현장칼럼 ]

최규현 대표
2022년 09월 02일(금) 00:10
청년들을 위한 셰어하우스를 시작하기로 하고, 가장 먼저 한 것은 부동산 앱을 설치하는 일이었다. 네*버부동산, 직*, 다* 등 부동산 앱을 통해 서울 광진구 인근의 월세 매물을 찾기 시작했다. 먼저 앱으로 매물을 확인하고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직접 찾아가서 방을 보기로 했다. 찾아야 하는 집은 여럿이서 함께 살기 위한 30~40평 정도의 3룸 이상의 집이어야 하는데, 서울의 월세 시세를 보고는 입을 다물수가 없었다. 30~40평대 주택이 평균 보증금 5000만원, 평균월세가 150~200만원 정도 였다. 이 정도 월세라면, 셰어하우스에서 마저도 청년들에게 부담을 주겠다 싶어 시간을 두고 조건에 맞는 집을 찾기로 했다.

조건에 맞는 집을 찾는데에만 6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보증금과 월세의 조건이 맞는다 하더라도 집주인이 집을 제3자에게 재임대하는 전대에 동의를 하지 않으면 계약을 할수 없었다. 그렇게 여러번의 실패 끝에 서울을 벗어나 경기도 구리시에 30평대 다세대 복층주택을 월세로 계약할 수 있었다. 보증금과 인테리어 비용은 지인이 선한일에 동참하고 싶다며 3년 전액 상환 조건으로 투자해 주었다. 그마저도 넉넉하지 않아서 웬만한 작업들은 블로그를 찾아보면서 직접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페인트, 욕실공사, 조명공사 등 여름에 에어컨도 없이 땀을 뻘뻘 흘리며 작업했다. 당시에 나는 파트전도사로 사역을 하고있었는데, 수,금,토,주일 이렇게 4일은 교회로 출근을 하고 월,화,목요일 3일과 사역을 마친후 밤에 한,두시간씩 틈틈이 셰어하우스 준비작업을 했다. 평일 저녁시간에는 퇴근하고 온 아내와 지인(투자자)이 간단한 작업을 도왔다. 그렇게 2018년 8월 계약후 한달만에 첫 번째 셰어하우스인 봄날 1호 구리교문점이 탄생했다.

셰어하우스를 준비하면서 청년 주거에 관한 책과 기사등 많은 글들을 읽으며 청년들이 정말 살고싶은 집은 어떤 곳일까에 대한 고민이 세 가지의 생각으로 정리가 되었다.

첫째는 따뜻한 '가족'이 있는 집이다.

같이 밥을 먹는 것을 '식구'라고 한다. 한 식구가 되는 것은 함께 먹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집에서 입주자들하고 함께 먹으려면 함께 밥을 해먹을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기 때문에. 봄날은 입주자들에게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좋은 환경(넓은 주방과 식재료 등)을 제공한다. 청년들이 집에서 밥을 해먹는 것은 식비를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함께 밥을 먹으며 실제로 서로를 더 깊이 알아가고 한 가족이 되어간다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그리고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갔을 때 누군가 반겨주고 안부를 묻는 이가 있다는 것에 청년들은 굉장히 큰 정서적인 안정감을 누린다.

둘째는 '휴식과 재충전의 공간'이 있는 집이다.

원룸, 고시원 등 1인 가구가 주로 생활하는 공간에는 없는 것이 있다. 바로 거실이다. 세어하우스 봄날을 준비하면서 쏟은 에너지의 60%이상이 거실이었다, 거실은 그 자체만으로 다양한 역할을 해내기 때문이다. 소통의 공간이 되고 각자의 업무의 공간도 된다. 그리고 재충전의 공간이 된다.

실제로 청년들 대부분이 집에 들어오면 방에서 옷을 갈아입고 거실로 모인다. 과제를 하거나, 밀린 업무를 보거나, 여가시간을 거실에 모여서 함께 보낸다. 널찍한 거실이라는 공간을 통해 청년들은 내가 사는 '집'을 마음껏 누리고 향유할수 있다.

셋째는 '사회생활 준비의 기반'이 되는 집이다.

집은 오늘을 마치고 돌아오는 도착점이기도 하지만 내일을 시작하는 새로운 출발점이기도 하다. 봄날이 생각하는 주거는 오늘을 잘 마무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일을 준비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함께 나눠쓰는 공유경제의 큰 이점이 여기에 있다. 혼자 감당하는 부분을 여럿이서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함께 사용하고 나눠서 지출하는 방법은 청년들의 주거비용의 문제를 단번에 해결해줄 수 있다. 월세를 나눠서 내면 월세를 절감할 수 있을 뿐아니라 생활비나 공과금 등을 나눠서 지출함으로써 비용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고 그 만큼 미래를 준비할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셰어하우스 봄날의 1인당 보증금은 100만원, 월세는 25~45만원으로 형성된다. 청년 한 명이 한 달에 지출하는 관리비 및 공과금은 평균 5만원 정도이다. 관리비는 공용공간 해충방역과 업체전문청소, 정수기, 공기청정기, 인터넷 등의 렌탈료, 생활용품 및 기본 식재로 제공 등으로 사용된다.

최규현 대표/ 주식회사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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