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어하우스 봄날과 청년

셰어하우스 봄날과 청년

[ 현장칼럼 ]

최규현 대표
2022년 10월 07일(금) 00:10
최규현 대표
집은 모두에게 필요한 공간이다. 어렸을적부터 학교에서 모든 사람은 의식주가 꼭 필요하고 충족되어야 한다라고 배웠다. 옷과 음식, 그리고 집은 인간에게 기본적으로 충족되어져야 할 필수항목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입을 옷이 없어서, 먹을 음식이 없어서, 생활할 집이 없어서 고생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오픈한 셰어하우스 1호점을 두고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드렸다. "하나님,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를 위한 집이 되게 해주세요. 그들의 삶에 따뜻한 봄날을 선물할 수 있는 집이 되게 해주세요." 이렇게 기도하면서 쉐어하우스 봄날의 방향성을 '고아와 과부, 나그네를 위한 쉐어하우스'로 잡았다.

그렇게 기도를 하고 생각해보니 고향을 떠나 외로이 서울살이를 시작한 청년들이 나그네로 보였다. 직장과 학교를 위해 서울 상경을 한 청년들의 첫 번째 고민은 단연 집이다. 서울에서 청년들의 집 문제는 생각 이상으로 심각했다. 원룸을 월세로 계약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보증금은 천만 원에서 오천만 원정도가 필요하다. 월세는 집의 평수나 상태, 위치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지하철 열까지 도보로 가능하고 깨끗하게 수리가 되어있는 방은 기본 오십만 원부터 시작한다. 월세 오십만 원도 상당히 크고 부담되는 금액이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다. 자취를 시작하게되면 기본적으로 구입해야 하는 침대, 책상등 가구와 가전들이 있다. 이것들을 구입하는데만 해도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 그리고 매달 구입해야 하는 생활용품과 전기, 가스, 수도세 등 공과금을 생각하면 원룸에서 자취를 하는 청년들은 월세와 공과금까지 매달 60~70만원은 기본으로 지출해야 할 수밖에 없다. 가구, 가전 및 대부분의 옵션이 갖춰진 신축 원룸은 한달에 70~80만원에 육박한다.

이러한 현실이 청년들의 숨통을 조인다. 대학 등록금에 생활비도 빠듯한데 육십만 원 이상의 주거비를 감당하는 것은 쉽지 않은 현실이다. 사회 초년생들은 받는 월급에 40~50% 이상을 주거비로 지출하게 되는 그래서 돈을 모으기가 힘들어지는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 이를 조금이라고 아끼기 위해 청년들은 반지하, 옥탑방, 고시원으로 내몰린다.

청년들의 이런 현실에 조금만 관심을 갖는다면 교회가 할수 있는일이 참 많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수님께서는 만나는 모든이들의 현실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먹이시고, 고치시며, 어떻게든 현실적인 도움을 주시기 위해 노력하셨다. 이처럼 교회도 청년들의 어려운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현실적인 도움을 줄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주고 찾아줄 수 있어야 한다.

예전에는 많은 교회들에 학사관이라는 제도가 있었다. 교회가 마련한 집에서 청년들이 함께 살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학사관이 많이 사라졌다. 이유는 학사관이라는 곳이 청년들의 주거를 해결해주는 본연의 역할을 했다기 보다는 청년들에게 주거를 저렴하게 혹은 무료로 제공하는 댓가로 교회봉사와 예배를 강요하는 사례가 많았다. 그렇다보니 학사관에 살면서 교회봉사를 하는 청년들이 교회에 고마워하기 보다는 교회에 대한 반감이 더 커졌다. 청년들의 주거과 복음을 맞바꾸는 방법이 과연 성경적이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방법일까. 실제로 셰어하우스 봄날에 들어온 청년들중에 교회 학사관이 살다가 뛰쳐나온 청년도 있었다.

교회 안에서 청년사역이 어렵다고 말한다. 교회에서 선포하는 복음과 청년들의 삶이 너무도 동떨어진 탓에 매주 예배하러 나오는 청년들의 발걸음이 무겁다. 예수님이 선포하셨던 복음은 늘 현실적인 문제해결과 함께 했다. 굶주린 군중들에게는 음식과 복음을, 몸이 아픈 환자들에게는 치료와 복음을, 사랑받지 못하는 세리와 창기들에게는 사랑과 복음을..

한국의 많은 교회들이 청년들에게 집다운 집, 그리고 비용적인 부담을 덜어주어 미래를 준비할수 있도록 해주는 집을 제공해 주는 사역을 시작한다면 청년들이 집 때문에 꿈을 포기하는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교회 안에 남는 공간들을 청년들을 위한 공간으로 바꾸고, 사용하지 않고 있는 공간들을 청년들을 위한 주거공간으로 바꿔서 예수님을 믿는 청년과 믿지 않는 청년이 함께 살며 하나님 나라를 누리는 일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서울살이 '나그네' 청년들에게 저렴하고 좋은 집은 곧 복음이며, 하나님 나라이다.

쉐어하우스 봄날은 현재 여섯개 지점에서 40여 명의 청년들이 하나님 나라를 누리고 있다. 우리는 봄날에 거주하는 청년들의 필요를 채워주며 그들을 사랑하는 예수님의 사랑이 바로 이곳에 있음을 전하고 있다. 한국교회를 통해 청년들을 위한 집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최규현 대표/ 주식회사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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