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밤을 주우며

알밤을 주우며

[ 독자투고 ]

이봉호 목사
2022년 11월 02일(수) 11:13
이봉호 목사
자고 일어나면 어느새 떨어저 있는 너를 보는 순간 반가운 맘에 얼른 주워 담는다. 하나 둘 줍는사이 갯수 만큼이나 부자인것 같아. 매일 그 시간이면 나의 발길을 그곳으로 옮기게 되는 것은 알밤과 나는 어느새 친구 사이가 된것 같구나. 줍다보면 저쪽에서 툭 하고 또 알밤이 떨어지기에 밤송이는 나무에 달려있고 알밤이 "나 여기 있지롱~"하며 방긋이 웃음으로 나를 반겨 맞으니 반가운 마음에 발길을 그곳으로 향해 "그래, 고마워~ "하고 주워 담는구나.

알밤이 되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 했기에 봄의 순을 피울 무렵 밤나무에 꽃이 피더니 작은 밤송이가 만들어 지며 시간의 흐름속에 비 바람을 맞고 더불어 햇빛을 쪼임받아 비로서 가을에 영글어 나 같은 사람에 웃음을 선사 한다지 ….

밤나무 임자는 내가 아닌데 수혜는 내가 보고 있으니 이게 왠일인가? 매년 이맘때 알밤을 주을때 마다 돌아가신 이웃집 할머니 생각이 난다. 그 할머니가 그 옛날 모종을 사다 심어 놓았기에 오늘의 나 같은 자의 누림도 있으리라.

난 알밤을 주우며 세상만사 이치가 별반 다르지 않음을 느낀다. 인간이란 존재는 이땅에 와서 땀 흘리고 열심히 살다가 자기의 수한이 다하면 흙으로 돌아감이 자연이치 이거든, 내가 살 동안 의미있는 흔적을 잘 남겨 놓을때 후세대에 누림도 있음을 느껴본다.

토실토실 잘 영글어 보는이의 구미를 당기게 하는 너는 크기도 하지만, 하나씩 작은 것도 눈에 보이게 하는 것은 인간들의 세상도 크고 작은 것이 융화될때 멋있는 공동체가 될수 있음을 교훈 하구나.

알밤아 고맙다. 나도 너 처럼 웃음도 기쁨도 주며 가을의 풍성함을 일깨우고 살게.



이봉호 목사/새구미교회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