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농어촌 교회, 어디까지 준비되어 있나

위기의 농어촌 교회, 어디까지 준비되어 있나

[ 현장칼럼 ]

이인성 대표
2022년 12월 09일(금) 00:10

이인성 대표

재작년인 2020년 수도권에 거주하는 인구가 수도권을 제외한 비(非) 수도권의 인구를 최초로 넘어섰다고 한다. 우리나라 전체 국토의 10분의 1이 안 되는 좁은 땅덩어리에 전 인구의 반도 넘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니,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경향이 더 심화될 것이라고 하니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수도권 인구집중의 문제는 반대로 농어촌 인구 소멸의 문제이기도 하다. 서울로 경기로, 세종으로 일자리와 학교와 기회를 찾아 젊은이들이 떠나면서 농어촌에는 노인들만 남고 점점 인구가 줄어든다. 올해 한국고용정보원의 발표에 따르면 전국 228개 지자체 중 절반에 해당하는 113개 시·군·구는 향후 인구가 줄어들어 없어질 소멸 위험지역이다. 이것이 우리 농어촌 교회가 안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 교단 내에서 이미 농어촌 교회와 도시 교회 간의 유통협치구조제를 운영하고 있는 필자로서도 아직 아득하게만 보이는 '위기의 농어촌교회'. 어떤 대책이 마련되어야 하는지 항상 고민하는 문제이다. 모두가 아는 바와 같이 우리 교단 106차 총회 보고서에 따르면 총 9421개 교회 중 3099개(약 32.9%)가 농어촌 지역 교회이고, 3513개 자립대상교회의 대부분을 농어촌 교회가 차지하고 있다.

농어촌 교회를 이끌고 있는 대부분의 목회자들은 선교와 복음의 첫 출발지인 농어촌을 통해 신앙공동체를 실현하고자 '작은 교회', '불편한 교회' 정도는 각오하고 정주(定住) 목회를 내걸고 자족하고 있지만 이미 달라진 농어촌의 피폐성, 농업생태계 파괴, 이농에 따른 농어촌 인구의 급격한 감소, 도·농 간 소득격차 등으로 시대의 변방으로 취약해진 지 오래다.

교회마저도 성장과 자립, 그리고 복음화에서 크나큰 시련에 처해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유행한 코로나19 상황으로 교회는 타격을 입었고, 가뜩이나 어려운 농어촌 교회는 직격탄을 맞았다.

농어촌 교회의 목회자 일부는 교회 운영과 생계유지를 위해 목회와 생업을 병행해야만 하고 자신의 신앙의 순수성이나 초심을 자본화의 압력에 포기하는 사례가 목격되고 있다. 이중직에 의존해야 하는 목회자의 삶이 떠밀리듯 허용되는 현실 속에서 성직의 의미도 고유함도 상실되어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드는 것이 일각의 현실이다.

그러나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는 주님의 지상명령은 교회의 규모가 작거나 성도가 줄어든다고 포기할 수도 타협할 수도 없는 과제다. 대안이 반드시 모색되어야 한다.

도시 지역의 기성 교회와 농어촌 교회가 '우리 함께 같이 살자'라고 손 내미는 상부상조의 실천을 시행할 시기이다. 사업내용을 발굴하고, 탐방하며, 현황과 문제점, 대책, 전망, 효과 등을 협의 분석하고 지원과 연대를 통하여 지속 가능한 신앙공동체를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내용이어야 할 것인가? 다음 호에 계속 논의하고자 한다.



이인성 대표/ 생명농업생산자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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