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원로원을 선택하는 이유

공주원로원을 선택하는 이유

[ 현장칼럼 ]

이혜진 원장
2022년 12월 16일(금) 00:10

이혜진 원장

공주원로원에는 노인복지주택, 노인전문 요양시설, 주간보호센터, 방문요양센터 등 네 개의 시설이 있다. 요양원, 주간보호센터, 방문요양센터는 많은 분들께 익숙하지만 노인복지주택은 생소하게 느끼시는 분들이 많으실 듯하다.

노인복지주택은 60세 이상의 노인분들이 입주하실 수 있으며 대부분 거동이 가능하고 홀로 생활이 가능한 어르신들께서 입주하신다. 노인복지주택에 입주하신 어르신들 중에서는 장기요양등급을 받으신 어르신들이 계신다. 이분들은 주간보호센터와 방문요양센터도 함께 이용하시며 다양한 서비스를 받으실 수 있다. 노인복지주택은 원룸 또는 투룸으로 되어 있다. 방 안에는 간단한 다과를 준비할 수 있는 작은 싱크대와 욕실, 화장실이 있으며 홀로 또는 부부가 생활하실 수 있는 공간으로 되어 있다.

현재 공주원로원 노인복지주택에는 100여 분의 어르신들께서 함께 살고 계신다. 이곳에 입주하신 분들께 공주원로원을 선택하시는 이유를 여쭤보면 많은 분들이 건물 안에 교회가 있어 언제나 기도할 수 있고 예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씀해 주신다. 공주원로원교회는 매일 새벽예배, 수요예배, 금요예배, 주일 오전·오후 예배가 있고 큐티 모임, 구역예배 등의 소그룹 모임도 있다. 또한 담임목사님께서 수시로 심방하시며 신앙상담을 해주시고 계신다. 원로원교회에는 은퇴가 없다. 70, 80세가 되어도 건강만 허락하신다면 찬양대, 중창단 등의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신다.

노인복지주택에 100세 가까운 고령의 연세에도 영어단어와 성경을 외우시고 원로원에서 키우는 토끼에게 매일 같이 풀을 뜯어다 주시는 부지런한 할아버지가 계셨다. 할아버지는 식사를 마치시면 로비에 나오셔서 다른 어르신들과 함께 장기와 바둑을 두시며 여가를 즐기셨다. 직원들을 보면 반갑게 손 흔들어 주시고 젊은 직원들과 농담도 잘하시는 위트 있는 할아버지셨다. 할아버지는 참으로 알뜰하신 분이셨다. 휴지 한 장도 허투루 쓰시지 않으시고 식판은 늘 밥풀 한 톨도 남기지 않으셨다. 좋은 옷이 있어도 늘 무릎 나온 운동복을 입으셨다. 그렇게 알뜰하신 할아버지께서 어느 날 어려운 원로원을 회복시키기 위해 애쓰는 임직원들을 보니 자신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이 드셨다며 큰돈을 기부해 주셨다. 할아버지께선 하나님께서 만드신 태양이 주는 에너지로 원로원에 보탬이 된다면 더욱 의미 있을 것 같다고 하시며 원로원 지붕 위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그렇게 2013년 태양광 발전소가 세워졌고 지금까지 원로원 지붕 위에서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할아버지는 100세 생신축하를 받으시고는 얼마 후 하늘나라로 가셨다. 할아버지의 가족분들은 모두 북한에 계셨기에 돌아가신 후 모든 장례절차는 원로원교회 담임목사님의 인도로 진행되었다. 함께 지내시던 어르신들과 직원들도 함께 모여 장례예배를 드리며 할아버지의 가시는 길을 끝까지 함께 했다. 장례예배를 드리며 슬픔으로 눈물 흘리는 직원들과 어르신들의 모습에서 가족과 같은 끈끈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살아생전 통일이 되기만을 바라시며 가족들을 그리워하신 할아버지께서 끝내 가족들을 다시 만나지 못한 채 천국에 가시게 되었지만 마지막까지 할아버지 옆을 지켰던 원로원 직원들과 이웃들이 할아버지의 가족이 되어드렸다.

현재 원로원엔 240여 분의 어르신들과 110여 명의 임직원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으며, 서로에게 이웃이며 가족이 되어 생활하고 계신다.



이혜진 원장/ 공주원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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