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농어촌 교회, 어디까지 준비되어 있나(2)

위기의 농어촌 교회, 어디까지 준비되어 있나(2)

[ 현장칼럼 ]

이인성 대표
2023년 01월 06일(금) 00:10

이인성 대표

무거운 제목이다. 우리 사회에서 대안이 그리 충분치 못한 농어촌 교회 현실의 높은 벽 속에서 조심스러움마저 느껴진다. 그러나 농어촌교회의 현실과 도시 교회의 역할, 이에 따른 각각의 책임과 의무가 있기에 신앙 안에서의 방법론은 끊임없이 탐색되고 제시되어야 한다.

작년 우리 통합교단에서 주관한 제 12차 농어촌 목회자 전국 선교대회에서의 발표에 따르면 농어촌에 거주하는 60대 이상 고령인구비율이 역대 최고치인 47%이며 농어촌 교회에 출석하는 고령 성도의 비율은 87%로 나타났다. 빠르게 진행되는 농어촌 고령화현실 속에서도 더욱 급속히 늙어가는 곳이 바로 우리의 농촌 교회이다.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가장 높은 노인 빈곤율을 보이는 국가이다. 농어촌 거주 노인들의 경제적 상황은 도시 노인들보다도 더 혹독하다. 이 선교대회 보고에 따르면 농어촌 개 교회 성도의 고령화 문제는 목회자와 가족의 생활고로 이어져 월 150만원 미만의 봉사료를 받는 경우가 절반이 넘고, 교회 측으로부터 아예 한 푼도 받지 못하는 비율도 39%로 나타났다. 생계를 위한 목회자 이중직 생활에 일선 생활비 벌이로 내몰린 사모들의 고군분투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인구변화와 도농 간 지역격차가 연쇄적으로 농어촌 교회의 존립위기로 이어지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필자는 40대 초반의 젊은 세대이다. 지난 2016년 우리 교단이 100회 총회에서 의제로 채택하여 장려하고 사회선교부에서 지원하기로 하여 온생명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 설립된 이후, 발기인 분들로부터 온생명생협의 목적을 듣고 취지에 공감하여 측면 지원을 하며 준비하다가 1년 후인 2017년도에 본격적으로 실무자로 참여하게 된 평범한 청년 성도였다. 당시 젊음을 바쳐서라도 이 조합이 도시와 농어촌교회를 선교 공동체로 이어주는 구심점으로서 미래에 큰 소명을 다하리라 기대하고 열정을 다했다. 그러나 운영의 어려움과 인식부족의 한계 속에서 현실의 벽에 부딪혀 순탄치 않았던 아픈 기억이 생생하다. 현재도 온생명생협은 초기의 설립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현재 필자는 온생명생협의 이사로 함께하면서 생명농업생산자협의회의 단장을 겸하고 있다. 그 이유는 농어촌교회가 주변여건상 상대적으로 용이한 부분이 1차 산업 농수산물 생산이기에 올바른 먹거리의 유통이라면 승산이 있다 판단하고 도시교회에 지속적으로 연결하는 한편 생산자 공동체의 품질 관리 및 유통체계를 확립하는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농어촌 목회자 중심으로 조직운영중인 생명농업생산자협의회의 유통실무를 필자가 계속할 수 있었던 5년 여 시간은 쉽지는 않았지만 보람의 씨앗이 바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한 예로 영주노회 옥방교회의 유병태 집사와 지역교인들이 협업하여 재배한 친환경 고추를 연간 7000근씩 계약재배하여 도시 교회가 소비하는 형태를 유지하며, 처음 만남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유통이 지속되고 있는 경우는 대표적인 성공사례이다. 또한 남원시 지역과 제주 구좌 지역에서도 20여 교회 농가가 함께 재배한 참깨, 당근을 가공기업들에게 공급하고 있으며, 예산군과 담양군 지역 교회농가에서는 쌀을 대량 계약 재배하는 등 다양한 농산물을 수매, 가공하여 매년 안정적으로 농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고 있고, 점차적으로 그 양 또한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이렇듯 생명농업생산자협의회가 점차 안정 성장 일로에 있음은 공동체조직이나 개인적으로도 매우 다행스러워 지면을 통해 함께 수고해주시는 관계 목회자 여러분과 교계 관계자분들께 신년을 맞이하여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현재 총회의 농어촌선교부가 운영지원하는 온생명소비자생활협동조합은 도시의 소비자 조직으로, 농어촌교회 목회자중심의 생산자조직인 생명농업생산자협의회는 생산자 조직으로 운영 중이다. 농어촌 교회와 도시 교회 간의 협치구조를 강화시켜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견실한 구조를 만들고 활성화할 의무가 우리 모두에게 있다. 도시와 농어촌을 함께 살리고 양분된 현대사회를 참신한 가치로 이어지게 하는 일은 쉽지만은 않겠지만 우리가 꿈꾸는 하나님 나라를 실현시킬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이라 믿는다.



이인성 대표/ 생명농업생산자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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