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과 틀림의 차이

다름과 틀림의 차이

[ 현장칼럼 ]

최훈창 목사
2023년 02월 27일(월) 08:52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용어 중에 잘못 구사하는 표현이 있다. 그것은 '다르다' 와 '틀리다'이다. '다르다'는 비교가 되는 두 대상이 서로 같지 않다는 뜻이고, '틀리다'는 셈이나 사실 따위가 그르게 되거나 어긋나더라는 뜻이다.

우리는 일상의 대화에서도 '다르다'를 자꾸 '틀리다'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예로 그 사람은 나와 식성이 '다르다'라고 해야 한다. 그는 나와 식성이 '틀리다'라는 표현은 맞지 않는다. 안타까운 것은 상대가 나와 다르면 '틀리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상대가 나와 다르다고 틀린 것은 아니다.

요한복음 9장 1절 이하에 보면 예수님께서 나면서부터 시각장애를 가진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를 본 제자들은 이 사람이 시각장애인으로 태어난 것이 누구의 죄 때문인지 묻는다. 제자들의 질문 속에는 그 사람의 다름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를 '틀림'으로 보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예수님의 대답은 시각장애는 그의 죄(틀림)가 아니라고 말씀하신다.특별히 교회는 예수님을 머리로 하여 그 몸을 이루고 있는 팔과 다리 즉 몸의 지체들로서 예수 그리스도께 붙어 있다는 공동체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모임이다.

우리는 나와 '틀리다'고, 혹은 나와 '다르다'고 상대를 외면하거나 따돌린 적은 없는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관계의 바로 됨을 위하여 우선 상대와 나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먼저이다. 나와 다른 대상이 조금은 불편하고 싫을지라도 그것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교회는 보통의 교회와는 다른 것이 몇 가지 있다. 그것은 먼저 소리를 낼 수 없는 성도가 찬양대원으로 찬양을 하는 경우이다. '왜 소리도 못 내는 분이 찬양대에 계실까?'하고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 성도는 태어나면서부터 말을 하지 못했지만 찬양대원이 되어서 마음에서 우러나온 진정한 감사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싶어 했다. 그 마음을 아는 순간 우리는 그 성도를 찬양 대원으로 임명하였고, 그 성도는 들리는 소리가 아닌 영혼의 울림으로 찬양을 드리는 찬양대원이 되었다. 그 성도의 찬양 드리는 방법이 우리와는 다를 뿐 하나님께 감사하는 찬양은 틀리지 않다.

다른 한 성도는 보행장애가 있는 분인데 교회 청소는 본인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봉사하고 싶어 하였다. 우리는 청소처럼 힘이 드는 일은 건강한 사람이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그 성도는 건강한 사람보다 몇 갑절 시간이 들고 힘들어도 기쁨으로 봉사하신다. 그 성도는 보통의 사람들이 가진 관념과 다른 봉사를 하고 계신 것이다.

우리 교회는 작은 카페를 운영한다. 처음 커피 머신을 구입 하고 바리스타가 필요하였다. 그 당시 성도 중에 알코올 중독을 겪었던 분이 계셨다. 그 성도는 오랜 시간 바리스타 교육을 이수하고 카페에서 봉사하게 되었다. 물론 커피를 기다리는 시간이 좀 걸리지만 지금 우리는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고 그때마다 감사한다. 위 성도분들의 사례는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 인식과 다르지만 틀리지는 않다.

교회의 영구 표어는 '세상에서 제일 낮은 곳에 있는 교회'이다. 예수님께서 세상에 다시 오시는 날 그분 성품상 제일 낮은 곳부터 찾지 않으실까 하는 기대에서 정한 표어이다. 낮은 곳에 마음을 두면 다름을 인정하고 하고 함께하는 기쁨을 맛보게 될 것이다.

최훈창 목사 / 전주함께하는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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