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움을 밝힌 사랑의 기적 '실로암'

어두움을 밝힌 사랑의 기적 '실로암'

[ 현장칼럼 ]

이성국 사회복지사
2023년 06월 09일(금) 10:16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사 60:1)라는 미션 아래 의료법인 실로암안과병원은 안과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지역주민들을 위해 매년 30~40회 국내·외 이동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움직이는 실로암안과병원'은 45인승 버스에 완전한 안과 시설을 갖추어 이동진료팀(목사,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기사 등)이 전국을 찾아다니며 사랑의 무료안과진료를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3년간 간헐적으로 실시되던 국내·외 이동진료를 2023년 다시 계획하고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되어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전국 농어촌, 섬 지역, 맹학교, 교도소 등 의료사각지대를 순회하며 수많은 환자를 만나지만 특히 기억이 남는 환자는 하반신 마비로 휠체어를 사용하셨던 지체 장애가 있으신 할아버지이다. 하반신 마비로 인해 거동이 불편한데 백내장이 심해져 일상생활에 많은 불편을 겪고 계셨다고 한다. 마침 다니던 교회 담임목사로부터 실로암안과병원 이동진료팀이 여름에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인의 도움을 받아 진료 장소로 오셨다. 진료 결과 수술이 필요한 상태였고 비가 많이 와 수술 버스 계단이 미끄러웠지만 직원들과 봉사자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버스에 올라 수술을 잘 마칠 수 있었다. 장애로 인해 안과를 찾아 진료받고 수술하는 것이 큰 부담이었는데 이번 실로암안과병원의 방문으로 무사히 수술받고 새 삶을 선물 받은 것 같다고 하셨다.

국내보다 상황이 안 좋은 해외상황을 들여다보면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의하면 현재 전 세계 2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시각장애를 안고 살고 있으며 이중 최소 10억 명이 안과 진료 접근성 부족과 저시력으로 인한 불편을 겪고 있다고 한다. 2021년 '시력(視力) 결의안'이 유엔(UN)총회에서 처음으로 채택되었으며, 최근 유엔은 결의안 '모든 사람을 위한 비전(Vision for Everyone)'을 승인, 안과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11억 명을 2030년까지 지원하도록 193개 회원국에 권고하기도 하였다.

백내장 수술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이루어지는 수술이기도 하며 백내장을 제때 치료하지 못해 실명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여러 개발도상국에서는 제때 치료받지 못해 질환이 악화되어 실명 위기에 놓인 환자들이 너무나도 많다. 필리핀 이동진료 시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는데 그 환자는 40대 여성으로 백내장이 심해 직장을 그만두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3~4년 전부터 앞이 잘 보이지 않아 안과에서 수술받으려고 했지만 비용 문제로 수술할 수 없었고 상태는 더욱 악화되어 타인 도움 없이는 집 밖으로 나갈 수도 없는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다행히 현지 병원 사회복지사의 도움으로 병원을 방문 했고 진료와 수술이 이루어졌다. 몸과 마음이 위축되어 한 번도 웃지 않던 그녀는 수술 후 안대를 제거하고 환하게 웃으며 의료진을 맞이했고 이제는 타인의 도움 없이 혼자 걸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력판에 있는 숫자까지 거침없이 읽었다. 의료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그녀는 본인도 의료진들에게 도움을 받은 것처럼 앞으로 눈을 회복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실로암안과병원은 1987년 방글라데시를 시작으로 약 40회 정도 해외 이동진료를 수행하였고, 현재에도 중국, 필리핀, 라오스, 탄자니아, 우즈베키스탄 등 해외 병원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짐에 따라 의료적으로 더 어려운 곳을 찾아 사랑의 무료안과진료와 개안수술을 통해 새 빛을 선물하고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줌으로써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병원이 되고자 한다.

국내와 해외 실명 예방과 빛을 찾아주는 사역을 위하여 돕는 후원자분들과 봉사자분들의 아름다운 사랑과 협력이 지속되어 어두운 세상을 빛으로 바꿔놓는 사랑의 기적이 실로암을 통해 계속 이어지기를 소망한다.

이성국 사회복지사 / 실로암안과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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