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의 따뜻한 이웃 되기

노숙인의 따뜻한 이웃 되기

[ 현장칼럼 ]

안승영 목사
2023년 06월 30일(금) 10:00
안녕하세요? 저는 사람들이 흔히 노숙인 또는 비주택거주자라고 부르는 사람입니다. 세상에 많은 어려운 사람들이 힘과 용기를 낼 수 있는 것은 아마도 함께해 주는 이들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때론 부모님이 늘 지켜 보시고 힘이 돼 주십니다. 또는 가족들이, 친구들이, 같은 교우들이 기대와 위로가 되어 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노숙인과 비주택거주자는 지지 세력이 없습니다. 오히려 멸시하고 배척하며 비난합니다. 냄새난다고 합니다. 더럽다고 합니다. 놀고 먹는다고 합니다. 3일만 안 닦아 보시면 아실 거예요. 왜 안 닦았냐고 하시면 나중에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겁니다. 또 실의에 빠진 사람은 자기 자신을 포기합니다.

즉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느낍니다. 그나마 생명의 몸부림이라고 하는 것이 길에서 자신을 학대하는 최후의 방법입니다. 정치인들도 지역주민들도 지방자치정부도 별로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우리가 이익이나 이미지 등에 별로 보탬이 되지 못한 까닭인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잘못이 있습니다. 보다 더 모질게 살지 못했습니다. 보다 더 얍삽하게 살지 못했습니다. 보다 더 똑똑하지 못했고 보다 더 건강하지 못했습니다. 보다 더 많이 배우지 못했습니다.

일찍부터 부자가 되지 못했습니다. 좋은 환경에서 배우지 못했습니다. 좋은 머리와 신체조건으로 탁월하지 못했습니다. 능숙하게 사람을 사귀고 처신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저를 낮고 약한 사람으로 세상은 만들어 갔습니다. 결국 사람도 저를 버리더군요 돈도 함께 따라가 버렸습니다. 오직 술과 비열한 겸손이 세상을 이겨내는 유일한 방법이자 출구였습니다.하지만 저희도 숱한 상처와 낮은 마음 가운데서 한 가닥 꿈을 꿉니다. "다시 존중받는 인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여러분 우리를 지지해 주십시오. 우리의 꿈을 응원해 주십시오. 저희에게는 부모도 자녀도 친척도 이웃도 친구도 없습니다. 이제 말하는데 오로지 혼자의 몸으로 세상을 짊어지는 것은 너무 버겁습니다. 여러분이 우리의 부모가 되어 주십시오. 여러분이 저에 친절한 친구가 되어 주십시오. 여러분이 따뜻한 이웃이 되어 주십시오. 그래서 따뜻한 지구여행이 되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처럼 평범한 일상을 찾고 싶습니다. 저희의 이상에 여러분을 초대드립니다. 함께 해 주십시오. 저 또한 여러분의 행복을 진심으로 빌어드리며 새로운 용기로 보답하렵니다. 늘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지난 3회의 원고를 통해 노숙의 현장에서 삶과 사투를 벌이는 뭇 형제와 자매들의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마지막 원고는 어쩔 수 없이 노숙의 상황으로 내몰린 그들의 깊은 상처를 그들의 입장에서 독자들과 나누고 싶었다. 노숙인은 우리의 사회 행복의 척도이다. 한국기독공보 독자들이 오늘도, 날마다 "이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하지 아니한 것이 곧 내게 하지 아니한 것이니라(마 25:45)"는 말씀을 마음에 담아 노숙자들의 손을 잡아 힘을 전해줬으면 좋겠다.

안승영 목사 / 유쾌한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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