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삭줍기와 공동체' 하나님의 사회복지 정책

'이삭줍기와 공동체' 하나님의 사회복지 정책

[ 현장칼럼 ]

김광현 원장
2023년 07월 14일(금) 11:53
이삭줍기는 구약성경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부자가 추수할 때 가난한 자를 배려하여 주워갈 수 있는 이삭이나 곡식의 일부를 남겨두는 풍습이다. 이삭줍기는 사회안전망의 대명사로 홀로서기 어려운 자와 가난하고 병든 자들의 먹거리를 해결하는 일종의 자선으로 불린다. 굶어 죽는 백성을 없애겠다는 하나님의 사회복지 정책이다.

성경에서는 일할 수 있는 환경과 기회를 제공하고 그들이 스스로 자립하게 하며 일하기 싫어하는 자는 먹지도 말라고 했다. 이삭줍기를 통해 일할 수 없는 자들에게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해 주고 있다.

요셉의 집은 들판을 걷고 허리를 숙여 거두는 이삭줍기조차 못하는 장애인들을 대신하거나 함께 이삭줍기를 하는 곳으로 중증장애인 35명과 이들을 돕는 35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중증장애인 거주 시설이다. 이곳에서 장애인들은 365일을 지내고 직원들은 출퇴근하며 장애인들의 일상생활을 돕고 있다. 생활재활교사는 장애인들을 직접 돕는다. 일상생활, 여행, 취미활동 등을 함께한다. 3교대 근무를 하며 평일, 주말, 주일에도 일을 한다. 식사, 청결, 운동 잠자는 순간까지 옆에서 함께하는 육체적으로 매우 힘든 일이다. 연차를 사용하면 동료가 두 배의 일을 해야 한다. 서로를 신뢰하며 돕지 않을 경우 돌봄의 공백이 발생하거나 안전사고가 생길 위험이 늘 도사린다. 그 외 직원들은 의료, 행정, 주방, 자립지원 등의 분야에서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장애인들을 위해 일한다. 물리치료사, 언어치료사, 간호사, 영양사, 사회복지사 등이 협업을 하며 개인의 독자적 업무가 아닌 팀으로 함께 행하는 일이 대부분이다. 팀 요셉의집이 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구성원의 협력이 중요한 컬링은 팀 운동이며 협업이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겨울 스포츠다. 특히 다른 단체 종목과 달리 컬링은 국가대표를 뽑을 때 선수 개개인의 실력이 아닌 팀 실력으로 뽑는다. 다른 선수보다 컬링 실력이 떨어질 수 있어도 팀원이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면 좋은 성적을 얻고 그 팀 전체가 국가 대표가 된다. 팀워크 순위가 국가대표 순위가 된다. 사회복지 실천 또한 개인보다는 팀으로 실천한다. 개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소통과 공감을 하며 협업하는 일이 가장 중요시된다.

룻기에서 이삭줍기를 보면 훌륭한 팀 보아스를 볼 수 있다. 토지주인 보아스, 베는자와 그들을 거느린 사환은 서로를 축복하며 만난다. 보아스가 없을 때 일어난 일을 결정한 사환의 행동을 존중했다. 보아스는 사환의 얘기를 듣고 믿었고 룻에게는 다른 밭으로 가지말고 본인의 너른 밭에서 함께 일하도록 허락했다. 허락받지 못한 이삭줍기는 절도이며 죄가 될 수 있다. 팀 보아스는 룻을 팀구성으로 인정하여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도왔다.

팀 요셉의집은 컬링의 팀워크와 서로를 축복하는 만남, 구성원과의 신뢰, 주종 관계를 떠나 서로를 존중하는 팀 보아스를 따라 하고 실천하고 있다. 팀 요셉의집의 이삭줍기는 장애인이 일상을 돌보며 장애인들이 놓친 것을 찾아 부족함을 채워주는 것이다. 하나님이 주신 너른 밭에서 장애인과 함께 정직한 이삭줍기를 동행하고 있다. 우리는 잘살고 있다.

김광현 원장 / 요셉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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