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만나다

코로나19를 만나다

[ 현장칼럼 ]

우병인 목사
2023년 08월 25일(금) 09:23
2019년 10월 베들레헴교회에서는 '생명의 빵'을 시작하기 위해 시작 예배를 드렸다. 빵을 굽고 나눔을 하고, 사람을 만나고, 만남은 꿈과 희망을 심고 뜨겁게 시작했다.

생명의 빵을 시작하자 불어닥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우리 모두를 불안과 어둠으로 몰아갔다. 듣지도 보지도 못한 전혀 경험하지 못한 코로나19는 불안 그 자체였다. 중국 우한이란 도시에서 출발한 코로나19는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오던 모든 삶의 방식을 거부하였다. 가까운 대구에서 맹위를 떨친 코로나19는 포항에도 불안과 초조를 몰고 왔고, 불안은 서로 간에 불신을 키우고 신뢰가 멀어져갔다.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소식만 들려도 출입을 금지와 폐쇄하고 방역복을 입은 방역대원들이 소독을 했다. 마치 공상과학 영화의 한 장면 같고, 여기가 내가 지금껏 살던 지구가 맞는지 의심스러웠다.코로나19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기만 해도 멀쩡한 사람이 갑자기 죄인이 되고, 격리되고 만다. 같이 밥을 먹고 이야기를 하고 차를 마시고 하던 우리의 모든 삶의 방법으로부터도 외면을 당했다. 이 코로나19는 홀로 계신 어르신들에게는 익숙한 삶이 더 곤고히 외로움으로 굳어져 갔다.

이제는 이웃 할머니 만나는 것도 동네에 낯선 사람의 방문이라도 있으면 반가운 일이 아니라 의심과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동네는 손을 잡고 "고맙데이, 또 언제오노, 감자 좀 줄까", 하던 인사는 사라졌다.

잘못 만나면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위협은 이루 말할 수 없는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두려움의 긴 터널은 방역당국의 노력과 무엇보다 외로운 분들의 강렬한 열망으로 코로나19는 조금씩 익숙해져갔다.

"목사님요" "네", "코로나19는요 일등만 안 하면 되니더"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그게요, 처음 코로나 걸리는 사람이 다 죄를 덮어쓰지요. 나는 저 사람 때문이다. 하면 되니더."

코로나19가 우리에게 많은 아픔과 고통을 심지어 불신을 가져왔다. 그러나 성장중심주의, 성과 제일주의, 1등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우리의 삶을 새롭게 생각하게 해준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통해 많은 목숨을 잃고, 불신과 불안을 끔찍하게 느꼈다. 할머니의 말씀대로 "1등만 안 하면 되니더" 에서 많은 것을 느낀다.

지금까지 열심히 일등을 위해서, 성공을 위해서 달려왔다. 그 결과 과도 있지만 실도 많이 있다. 곳곳에서 하나님의 창조물 모두는 아우성친다.

태풍도, 홍수도, 가뭄도, 더위도. 이런 것은 처음이란다. 자연도, 환경도, 동물도, 식물도 사람들도 모두가 힘겨워한다. 교회와 우리의 믿음이 먼저 새롭게 되기를 기도한다.



우병인 목사 / 베들레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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