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수해복구 지원을 다녀와서

포항 수해복구 지원을 다녀와서

[ 독자투고 ]

박경민
2022년 09월 23일(금) 14:31
폭우로 피해를 입은 포항시 오천읍에서 봉사하고 있는 필자(우측).
영남신학대학교가 폭우로 피해를 입은 포항시 오천읍 일대에서 자원봉사를 실시한다는 말을 듣고 지난 8일 30여 명의 학생들과 함께 동참하게 됐다.

지역의 포항오천교회가 이미 피해 가정에 대한 조사를 마친 상태여서 도움이 시급한 곳부터 팀별로 봉사에 나섰다.

현장은 마치 영화에서 본 전쟁터 같았다. 떠밀려 온 진흙이 마르면서 차나 사람이 지나가면 흙먼지가 날렸다. 떠내려 온 차량 대부분이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고, 건물 벽과 창문도 상당부분 부서져 있었다.

필자는 오전에 한 장로님 가정에서 집안 정리를 도와드리고, 오후엔 또 다른 집을 방문해 가구 등을 정리했다. 두 가정 모두 1층이었는데, 당시 천장 가까이 물이 차올랐다고 한다. 집 안에 있는 대부분의 물건들이 물에 잠긴 것이다.

한 어르신께 물어보니 평소처럼 집에 있었는데 순식간에 물이 차올라 대피하기가 쉽지 않았고, 겨우 빠져나와 지붕 위에서 2시간 정도 기다리다 구조됐다고 한다. 나이가 많은 어르신 중엔 응급실로 실려간 분들도 있다고 한다.

집안을 정리하는데 고민이 필요 없었다. 집안에 있는 가구, 가전제품, 책, 옷 등이 모두 심하게 훼손돼 버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사용 가능한 그릇들만 닦아서 정리하고 그 외의 것은 밖으로 내놓았다. 인근 시장의 피해 또한 커서 봉사팀들은 사용 가능한 물건들을 고르고 닦는 일을 도왔다.

영남신대 학생들은 8일에 이어 14일에도 오천읍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종일 노력해도 티가나지 않는 힘든 일이었지만 참가한 학생들 모두가 진정한 이웃의 의미를 배우는 보람된 시간이었다. 재정 지원도 중요하지만 현장을 찾아가 그들의 아픔을 나누는 섬김의 손길도 늘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박경민 / 영남신대 신학과 4학년·장청 상임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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