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시찰회·설립자 후손 등의 도움으로 교회 복원, '감사'

지자체·시찰회·설립자 후손 등의 도움으로 교회 복원, '감사'

[ 독자투고 ]

김태선 목사
2022년 11월 09일(수) 17:20
필자가 4년 6개월 여전에 후평교회에 부임했을 때 교회에는 교인이 한 명도 없었다. 말 그대로 무너진 교회였다. 마당에는 풀만 무성했다. 그중에 눈을 거스르게 하는 것은 100여 년 이상 된 한옥 건물이었다. 쇠락할 대로 쇠락한 그 건물은 그냥 그 자리에 버티고 있었다. 가끔 그 건물을 보고 사람들은 지나가듯 이야기 했다. "이 한옥 건물은 가치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뿐이었다. 거기에 돈을 투자하는 사람은 없었다.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교회에 예배 드리는 인원은 필자를 포함해 2명밖에 없을 때였다. "하나님! 돈 있는 사람을 붙여주시옵소서. 이 건물을 수리하여 하나의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여 주옵소서." 그리고 '아름다운기도회'라는 기도팀에게 이 기도 제목을 알렸다.

약 2년의 시간이 흘렀을 때, '아름다운기도회' 회원 중의 한 분인 장재호 목사(수륜제일교회)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목사님! 성주군에 공고문이 떴습니다. 2020년도 지정되지 않은 향토문화유산 보수사업 시행공고입니다. 목사님! 신청하십시오."

문제는 성주군에서 100% 지원해주지 않는 것이었다. 7대3의 비율이었다. 그래도 신청을 했다. 성주군은 후평교회 한옥예배당이 역사적, 학술적, 건축사적 가치가 있다고 보고 보수사업에 지원을 해주었다. 7000만 원을 지원해주었다. 후평교회 한옥예배당이 보수사업에 선정된 다음 날이 마침 대구동남노회 성주시찰회 제149회 정기시찰회를 하는 날이었다. 내가 이 기쁜 소식을 알렸을 때 시찰회는 1000만 원을 지원해 주었다.

문제는 나머지 2000만원이었다. 기도를 하는 중에 '10년 납입, 보장 15년의 암보험' 만기가 된 약 600만원과 나머지 돈을 장만해 1000만원을 내가 해결하기도 했다. 이제 붙들 수 있는 것은, 이 교회 설립자 중의 한 분인 정형택씨의 후손 정경호 목사(현 영남신학대학교 명예교수)가 내게 약속한 말이었다. "김 목사님! 만약에 후평교회 한옥예배당을 수리할 날이 있으면 모아놓은 돈 200만 원이 있습니다. 그것을 드리겠습니다."

그 약속을 붙들고 정경호 목사에게 전화를 했다. "김 목사님! 자비 부담 중 3분의 2가 해결되면 저희가 1000만 원을 지원하겠습니다." 할렐루야! 이렇게 해서 어려울 것 같았던 자비 부담이 간단하게 해결되어 보수공사를 마치고, 2021년 총회지정 한국기독교사적 40호 지정예식과 함께 감사예배를 드렸다.

교인 수도 적은 시골의 작은 교회가 기도 가운데 여러분들의 기도와 도움으로 역사적 가치도 회복하고, 복음전파와 목양의 사역을 새로운 희망 속에서 전개할 수 있게 됐다. 때로는 기록물에 의해 정보가 잘못 알려져 이를 바로 잡아야 할 일도 생긴다. 그럼에도 교회를 위해 중보적 기도를 해주신 분들, 시찰회와 설립자 후손들의 관심과 도움으로 1900년대 초반 한국교회의 건축양식을 잘 보여주는 역사적 가치를 보존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 주님의 사랑을 품은 관심과 기도는 이렇게 많은 역사를 일으킨다.

후평교회는 한국교회 초기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역사적 가치가 있는 교회다.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교회가 곳곳에 숨겨져 있다. 이러한 역사적 가치가 있는 교회들을 교단과 한국교회가 적극적인 신앙교육의 장으로서 사용하고 지원한다면 어려움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교회들은 더 큰 힘을 낼 수 있을 것이다.



김태선 목사 / 후평교회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