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전쟁의 위기, 사랑으로 넘어 화해·일치로

팬데믹·전쟁의 위기, 사랑으로 넘어 화해·일치로

[ WCC 제11차 총회 ] 독일 카를스루에에서 8월 31일 개막
전세계 352개 회원 교회의 4000여 명 참가자 현장 참여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2년 09월 01일(목) 07:37
개막식에서 활동보고를 하고 있는 아그네스 아붐 의장.
회의 발언을 경청하는 총회 참가자들.

기후위기·팬데믹·전쟁 등 현 이슈에 대한 교회 응답 모색
아붐의장, "WCC, 대한민국과 북한도 한 자리에 모여 대화하는 곳"


【 독일 카를스루에=표현모 기자】 세계 최대 에큐메니칼 기구인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1차 총회가 지난 8월 31일 8박9일간의 일정으로 독일 카를스루에 콩그레스센터에서 개막됐다.

전세계 352개의 회원 교회 대표 및 참가자 4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그리스도의 사랑이 세상을 화해와 일치로 이끄신다(Christ's love moves the world to reconciliation and unity)'는 주제로 열린 이번 총회에서 세계의 기독교인들은 코로나19 팬데믹과 전세계의 평화와 경제에 큰 위기를 몰고 온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세계가 처한 위기의 상황을 극복해 화해와 일치를 이루자는 공감대를 재확인했다.

옆사람과 평화의 인사를 나누는 참가자들.
1948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초대 총회 이후 유럽에서 열린 세 번째 총회인 만큼 이번 총회의 발언자들은 하나 같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언급하며 세계의 화해와 일치가 이번 총회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임을 확인시켰다.

이날 개막식에서 아그네스 아붐 의장은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북미, 남미 등 대륙별 참가자들을 차례로 소개한 후 특별히 우크라이나에서 온 참가자 11명을 자리에서 일어나게 했다. 총회 참석자들은 이날 가장 큰 박수로 연대와 공감을 표현했다.

'평화로 가는 길의 순례자들(Pilgrims on the Path to Peace)'이라는 제목의 중앙위원회 보고를 한 메건 주교는 "관계는 에큐메니칼 운동이 추구하는 가장 근본적인 목적"이라며, "WCC 중앙위원회는 지난 6월까지 제대로 된 대면모임을 가질 수 없었는데 이러한 팬데믹 상황 속에서 오히려 우리는 서로 만나야 하고, 다양성을 포용하는 가운데 서로 이웃이 되어야 함을 더욱 인식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회의에 참여한 교단 인사들.
독일을 대표해 환영인사를 한 슈타인마이어 연방대통령. /사진 WCC
오후에는 아그네스 아붐 의장과 이안 사우카 총무대행의 보고가 이어졌다. 이날 이들은 현재 인류가 처한 가장 큰 위기이자 교회가 올바르게 응답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주제로 △기후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상황이 몰고 온 지구적 긴장감과 위기 △코로나19로 심화된 양극화와 이로 야기된 인권과 경제정의의 손상 등을 꼽았다.

이날 보고에서 아붐 의장은 제10회 부산 총회부터 제11회 카를스루에 총회까지의 WCC 여정을 담은 보고서 '정의와 평화의 순례:부산에서 카를스루에까지'를 언급하며, △기후위기 △경제정의 △폭력과 전쟁 △인종 및 여성차별 등 인권 문제의 해결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아붐 의장은 개막식 직전 가진 프레스 컨퍼런스에서도 "2차 세계대전의 잿더미에서 시작된 WCC는 회원 교회뿐만 아니라 다른 종교들에게까지 대화의 장을 열고 있고, 이러한 원칙 하에서 북수단과 남수단, 대한민국과 북한도 한 자리에 모여 대화하는 곳"이라며, "우리가 만든 이 공간을 통해 우리는 슬프고 상처입은 사람들을 돕고, 이들과 동행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사우카 총무대행은 이번 총회 전 3개 회원 교단을 포함한 회원들이 WCC에서 러시아정교회의 회원 자격을 박탈시키라는 요구를 받았으나 이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사우카 총무는 "WCC는 대화와 만남, 일치로 가기 위해 서로에게 도전을 주고 토론하기 위한 '열린 플랫폼'의 역할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며, "WCC는 누군가가 스스로를 배제하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배제시키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세상이 교회가 응답하기를 요구하는 많은 이슈와 에큐메니칼 운동 중 발생하는 갈등에도 불구하고 WCC는 만남과 대화가 이뤄지는 안전한 공간"이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에큐메니칼 공동체 교인들이 WCC가 만든 이 플랫폼을 이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개막행사에는 독일 의전서열 1위인 프랭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연방대통령이 방문해 이번 총회의 로고인 원(circle), 길(way), 십자가, 비둘기의 상징을 언급하며 환영인사를 했다.

총회 첫날 저녁 기도회에서 진행된 공연팀의 찬양과 무용.
개막식 후 진행된 기도회 광경.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특히 비둘기의 상징적 의미를 언급하며, "비둘기는 평화의 상징이며, 전통적으로 성령을 상징하지만 오늘날에는 우리를 향한 경고와 희망을 동시에 상징한다"고 말하고, "이는 통제되지 않은 기후변화라는 인간이 초래한 재앙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라는 경고이며,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 기독교인들은 하나님의 피조물들이 우리의 손과 보살핌에 맡겨져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대통령의 환영사 후에는 빈프리이드 크레츠만 바덴-비르템베르크주 주지사가 인사했으며, 타종교 대표로 바바라 트라웁 유대교중앙위원회 의장이 대화와 상호 이해를 통한 공존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저녁에 진행된 기도회에서는 다양한 노래와 율동을 통해 하나님을 찬양하며, 이 자리에 모인 이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라 고백하는 한 형제 자매임을 확인했다.

이날 개막식 후 WCC는 오는 9월 8일 폐막까지 다양한 회의를 통해 향후 WCC의 정책과 프로그램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850여 명 총대 중 150명의 중앙위원과 8명의 공동의장을 선출한다. 또한, WCC의 유일한 공식문서인 일치문서를 채택하고, 긴박하게 제기되는 세계의 주요이슈에 대한 메시지 등을 발표하기 위해 논의를 진행한다.

이외에도 참가자들은 대회 기간 내내 아침기도회 및 성경공부, 전체회의, 비즈니스회의, 에큐메니칼 대화마당, 브루넨(전시 및 세미나)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 및 우정을 나눈다.

한편,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에서는 김한호 목사, 장윤재 교수, 조은아 전도사 등 3명의 총대를 비롯해 김보현 사무총장을 포함한 총회 실무자들, 총회에서 지원한 청년 참가자들, 게티(GETI) 참가자, 스튜어드 등 총 4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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