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크림'에서 탈출 |2022. 08.30
[ 땅끝편지 ]    우크라이나 박종인 선교사<7>

흑해는 염도가 낮고 바다 밑의 황화수소로 인해 물결 색깔이 다른 바다에 비해 검게 보인다. 15세기 오스만 제국이 이곳을 지배한 후 최초로 흑해라 불렀다고 한다. 필자가 사역하던 흑해의 요충지 크림반도는 로마제국, 비잔틴제국, 몽골제국이 지배하다가 15세기 중반 오스만 투르크가 지배했다. 1783년부터 1954년까지는 러시아제국이 크림반도를 지배해오다 1954년 소련의 흐루쇼프가 내부 행정구…

4박 5일 전교인 '라게리(수련회)' |2022. 08.23
[ 땅끝편지 ]    우크라이나 박종인 선교사<6>

당시 크림 반도 미드베제프카 시골 마을 뿐 아니라 세바스토폴 도시에도 길거리에 개들이 참 많았다. 작은 개부터 커다란 개까지 두 세 마리가 다니는 건 흔하고 어떨 땐 십여 마리가 떼지어 다니기도 했다. 그놈들을 만나면 머릿털이 바짝 설 정도로 섬칫해진다. 알고보니 그 날 변 선교사를 물었던 녀석은 전과가 있었던 녀석이었다. 녀석은 전에도 짖지도 않다가 조용히 뒤로 다가와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

세바스토폴 교회 부흥기 |2022. 08.16
[ 땅끝편지 ]    우크라이나 박종인 선교사<5>

두 교회를 섬길 때였다. 처음 교회 미드베제프카 주사랑교회와 두 번째 교회 세바스토폴 아름다운교회와의 거리는 약 200킬로미터였다. 우리 부부가 매 주일 번갈아가며 그 길을 왕래했다. 변 선교사는 파송받던 해(2006년)에 운전면허를 취득했지만 차가 생기면서 실제 도로운전은 크림에서 나와 함께 했다. 누구나 그러하듯 처음엔 두 손으로 운전대만 꼭 잡고 백미러도 잘 못보고 앞만 보고 아무리 늦…

이방인을 대하는 특별한 환영식 |2022. 08.10
[ 땅끝편지 ]    우크라이나 박종인 선교사<4>

인천-모스크바-심페로폴공항 노선은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하기 전까지 우리가 애용하던 코스였다. 모스크바에서 크림반도 심페로폴 공항을 이용하는 손님들은 많아야 50여 명이다. 그래서 늘 프로펠러 소형 비행기였다. 얼마나 소음이 심한지 옆사람 소리가 잘 안들릴 정도다. 게다가 꼭 한 두번은 비행기가 심하게 흔들려 여기 저기서 비명이 들리기도 한다. 여러 번 경험이 있었던 우리도 그쯤에는 절로 …

고려인들이 절반인 주사랑교회 |2022. 07.26
[ 땅끝편지 ]    우크라이나 박종인 선교사<3>

아직 때묻지 않고 오염되지도 않은 땅! 크림반도. 그 가운데 잔꼬이라는 소도시에서 25킬로미터 떨어진 시골 마을이 우리가 섬기는 교회가 있는 곳이다. 그 마을은 '미드베제프카'라고 부른다. 주민들은 대부분 소가 한 두 마리 있고, 동네의 모든 소를 온종일 돌보는 목동이 있다. 이른 아침에 집집마다 자기 소를 대문 밖으로 내보내기만 하면 소가 혼자 늘상 모이는 집결장소로 투벅투벅 걸어온다. 목…

은혜의 연속 |2022. 07.19
[ 땅끝편지 ]    우크라이나 박종인 선교사<2>

크림반도에 도착한 다음 날부터 광풍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교회에 사택이 없었다. 교회를 지키는 내외분이 거하는 곳이 있었지만 마굿간을 조금 손본 것이었고 우리 다섯 식구가 머리 둘 곳은 없어서 급히 기거할 곳을 찾아야 했다. 와중에 심페로폴에서 택시를 타다가 사고가 나고 말았다. 식구들이 다 타고 내가 마지막으로 타면서 다리를 택시 안으로 넣기도 전에 운전수가 급히 출발했고 오른쪽 다리가 …

크림반도에 첫발 |2022. 07.12
[ 땅끝편지 ]    우크라이나 박종인 선교사<1>

"나에게 이르시기를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하신지라 그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머물게 하려 함이라 그러므로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약한 것들과 능욕과 궁핍과 박해와 곤고를 기뻐하노니 이는 내가 약한 그 때에 강함이라"(고후12:9~10) 모태신앙이던 필자가 목회자가 되겠다고…

격변의 시대, 무엇을 준비하면 좋을까? |2022. 06.21
[ 땅끝편지 ]    인도네시아 김동찬 선교사 <10>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필자가 중학교에 입학해서야 고향에 전기가 들어왔다. 1992년까지는 자필로 기도편지를 썼고, 1993년에 개인용 컴퓨터를 구입하여 처음 타자하고 프린트해서 기도편지를 보냈다. 올해 하반기에는 일반 슈퍼컴퓨터의 1억 배 이상 빠른 IBM 양자컴퓨터가 나온다고 한다. 필자는 호롱불 시대, 전기 시대, 전자 시대를 거쳐 양자 시대에 들어와 살고 있다. 양자 컴퓨터는 생활의 모든 분야에서 엄청난 변…

한류 열풍과 선교지에 부는 훈풍 |2022. 06.14
[ 땅끝편지 ]   인도네시아 김동찬 선교사 <9>

우리 선교 사역의 백미는 방학마다 오는 단기 선교사들의 헌신이다. 한국 청년들이 여름과 겨울 방학에 단기 선교로 이곳에 와서 두 주간 지내는 팀도 있고, 짧게는 일주일 또는 며칠을 같이 지내고 간다. 방학 동안 많이 오는 때는 여섯 팀이 와서 사역하면서 복음을 전한다. 한국 청년들은 이곳에서 지내면서 이 땅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만나 삶이 변하고, 이곳 사람들은 그들로 인해 하나님의 자녀가…

시니어 선교사의 다문화 역량 |2022. 06.07
[ 땅끝편지 ]    인도네시아 김동찬 선교사 <8> 국내 다문화 사역의 중요한 도구

큰 딸이 세 아이를 키우면서 종종 요리 강습, 명사와 연예인의 토크쇼 등 TV 프로그램 자막을 인도네시아어로 번역하면 필자가 감수해 준다. 인도네시아 현지인 학교에서 유·초·중학교2학년 과정을 마쳐서 필자보다 생활 인도네시아어를 더 잘 번역한다. 필자가 선교사로 파송 받은 1991년부터 우리 교단도 많은 선교사들을 파송했다. 이들이 30년 이상 사역한 후 은퇴하고 귀국할 시기가 되었다. 앞으…

이미 땅끝이 된 우리 집 대문 앞 |2022. 05.31
[ 땅끝편지 ]    인도네시아 김동찬 선교사 <7>

필자는 안식년에 한국에 와서 동네 골목이나 시장에서 인도네시아 근로자들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그들의 고향에 가본 경험을 말하면 그들의 눈빛이 달라지면서 금방 가까워진다. 고향 사람을 만난 듯 좋아하며 흉금을 터놓고 자기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도네시아에서 살면서 어려운 타향살이를 경험한 필자가 그들의 타향살이를 공감해 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인도네시아 외딴섬에 가서 전도하려면 한국…

"하나님 때문에 우리 버렸잖아요" |2022. 05.24
[ 땅끝편지 ]    인도네시아 김동찬 선교사 <6> 자녀 교육의 어려움

큰아이 초등학교 1학년 때 우리나라 정부가 싱가폴에 한국 초등학교를 개교했다. 당시 선임 선교사님이 엄마는 아이들과 싱가폴로 와서 한국학교에 아이들을 입학시키라고 권유했다. 그분은 1세대 동료 선교사 자녀들이 대부분 영어 학교에 다녀 부모와 대화가 단절되고 아이들이 커서도 정체성의 어려움을 겪는 아픔을 알고 있기에 초등학교만이라도 한국어 교육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을 잃어버리면 …

낙타 무릎 할머니 전도사님 |2022. 05.17
[ 땅끝편지 ]    인도네시아 김동찬 선교사 <5> 리나우 섬이 구원받은 이야기

"하나님, 사랑하는 아들 김동찬 안아주세요. 사랑하는 아들 김동찬 안아주세요." 박 전도사님이 한 날 기도하는데 갑자기 떠오르는 사람이 있어서 이렇게 기도했다고 한다. 매일 새벽 세 시가 되면 더 누워있는 것이 하나님께 죄송해서 일어나 기도한다는 전도사님은 그날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는데 다른 기도는 할 수 없고 김동찬 선교사를 안아달라고 간절한 마음으로 아침까지 기도했다. 3일 동안 이 말을…

곳곳에 뿌리 내린 교육선교의 열매들 |2022. 05.10
[ 땅끝편지 ]    인도네시아 김동찬 선교사 <4>이슬람 강국에서 새싹 기독교학교를 통한 선교

무슬림이 다수인 인도네시아에서 제일 긴장하고 신경을 쓰는 일은 비자 연장이다. 어느 날 이민국에서 일을 보는데 창구에 있는 한 여청년이 상냥하고 반갑게 인사를 했다. "목사님, 안녕하세요?" "……" "저는 새싹 초등학교 졸업생이에요." "아! 그렇군요. 반가워요." 이 청년이 내가 새싹((Tunas Baru)학교를 설립한 선교사인 것을 알고 마음을 다해 나의 일을 도와주었다. 이십 여 년 …

쓰나미 물결을 따라온 복음의 물결 |2022. 05.03
[ 땅끝편지 ]    인도네시아 김동찬 선교사 <3> 수마트라 아체주에서의 긴급구호 사역

그날 아침 굉음이 바다에서 들린 후 바닷물이 갑자기 빠져나갔는데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물고기들이 모래 위에서 팔딱거렸다. 처음 보는 광경에 흥분한 사람들은 양동이를 들고 나와 탄성을 지르며 물고기를 손으로 집어 양동이에 넣었다. 어떤 이도 잠시 후 일어날 일을 몰랐다. 2004년 성탄절 다음 날 아침, 수마트라의 가까운 바다 속에서 9.1의 강진이 일어나면서 대형 쓰나미가 높이 30m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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